블로그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결국 내 도메인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관리형 워드프레스 서비스는 편하지만 매달 15~30달러씩 나가고, 보통 사이트 하나 기준이다. 나는 앞으로 주제별로 블로그를 여러 개 굴릴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서버 하나에 여러 블로그를 저렴하게 얹고, 서버·SEO·플러그인까지 완전히 통제하는 직접 배포가 답이었다.
그래서 실험을 하나 했다. 이 블로그(codeparkway) 배포를 AI 에이전트(Claude Code)에게 SSH째로 맡겨보기. 서버 셋업의 전 과정을 AI에게 맡기면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되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왜 관리형이 아니라 직접 배포였나
관리형은 편하다. 하지만 블로그를 여러 개 운영할수록 비용이 배로 늘고, 서버 환경을 내 마음대로 못 바꾼다. 직접 배포는 반대다. 초기 세팅과 관리는 내 몫이지만, 서버 하나($14)에 블로그를 여러 개 얹을 수 있고 모든 걸 통제한다. 애드센스를 노리는 “디지털 자산”으로 키우려면 이쪽이 맞았다.

내가 고민한 결정 5개 (그리고 왜)
배포는 명령어 몇 줄이 아니라 선택의 연속이었다. 실제로 고민했던 다섯 갈림길이다.
1. 기존 서버에 얹을까, 새 서버를 팔까
이미 AI 에이전트가 도는 서버가 있어서 “리소스도 남는데 거기 얹을까” 싶었다. 결론은 분리. 워드프레스는 인터넷에서 가장 공격을 많이 받는 소프트웨어다. 뚫리면 같은 서버의 에이전트·비밀키까지 위험해진다. 리소스가 남아도 보안 격리가 우선이라, 블로그는 별도 서버로 뺐다.
2. WordPress 1-Click이냐, 관리 패널이냐
DigitalOcean의 워드프레스 1-Click은 사이트 하나에 최적화돼 있다. 나는 나중에 블로그를 더 얹을 거라 CloudPanel(무료 서버 관리 패널)을 골랐다. 한 서버에서 여러 워드프레스 사이트를 클릭으로 추가·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서버 스펙 — $6? $12? $14?
제일 싼 $6(1GB)부터 봤는데, CloudPanel은 최소 2GB가 필요해서 탈락. MySQL이 1GB에선 설치 중에 죽는다. 남은 건 $12(일반 SSD)와 $14(Premium AMD, NVMe). 워드프레스는 디스크 I/O와 코어당 속도에 민감해서, 2달러 더 주고 NVMe+빠른 CPU인 $14를 택했다.
4. 서버 지역
독자가 한국이라 싱가포르(SGP1)를 골랐다. 미국보다 지연이 낮다. Cloudflare 캐시가 대부분 흡수하지만, 처음 접속·관리자 화면에서 체감 차이가 난다.
5. 트래픽과 보안은 어떻게
Cloudflare를 앞단에 뒀다. CDN·캐시가 트래픽을 흡수해 작은 $14 서버로도 여유가 생기고, WAF가 공격을 걸러주고, SSL도 함께 해결된다.
실제 배포 순서
결정이 서고 나니 실행은 이 순서였다. AI 에이전트가 SSH로 붙어 대부분을 처리했다.
- DigitalOcean에 CloudPanel 드롭렛 생성 (SGP1 · $14 · SSH 키 · 방화벽)
- swap 2GB 설정 (2GB 램에서 설치 중 메모리 부족 방지)
- CloudPanel 공식 설치 스크립트 실행 (nginx·PHP·MySQL·패널 한 번에)
- CloudPanel에서 Add Site → 워드프레스 생성 (도메인·DB 자동)
- Cloudflare에 도메인 추가 + A/CNAME 레코드 (SSL 발급 위해 회색구름)
- Let’s Encrypt SSL 발급 → Cloudflare 주황구름(프록시) + Full(strict)
- 퍼머링크·테마·첫 글까지 wp-cli로 세팅



막힌 지점 3개 — 여기서 진짜 배웠다
매끈하게만 흘러가진 않았다. 막힌 순간에 오히려 배울 게 많았다.

1. 1-Click인 줄 알았는데 빈 Ubuntu였다. 생성 화면에서 이미지를 잘못 골라 CloudPanel이 아닌 기본 Ubuntu가 떴다. cloud-init 로그에 설치 흔적이 없어 바로 알아챘다. “1-Click은 결국 빈 Ubuntu에 설치 스크립트를 자동 실행하는 것”이라, 그 스크립트를 직접 돌리니 결과는 똑같았다. 재배포는 필요 없었다.
2. SSL 발급이 실패했다 — www가 NXDOMAIN. Let’s Encrypt가 apex와 www 둘 다 검증하려는데 www 레코드가 없어 막혔다. Cloudflare에 www CNAME을 추가하고(회색구름) 재발급하니 통과. 외부 DNS는 사람이 손대야 하는 지점이었다.
3. 2GB RAM은 빠듯했다. 설치 후 메모리가 1.6GB까지 찼다. 미리 잡아둔 swap 2GB가 없었으면 위태로웠다.

실제 든 비용
정리하면 이렇다. 서버 월 $14 + 도메인 연 1만 원대. 이 한 서버에 앞으로 블로그를 더 얹어도 서버 비용은 그대로다. 관리형으로 사이트를 여러 개 굴렸다면 매달 몇 배가 나갔을 것이다.
배운 것, 그리고 어디까지 됐나
- 배포는 명령어가 아니라 결정이다. 어려운 건 설치가 아니라 “무엇을 왜 고르느냐”였다.
- AI에게 맡기면 설치·설정·검증·삽질 복구는 빠르다. 로그를 근거로 원인을 짚고 고쳐나갔다.
- 사람의 몫은 외부 세계와 판단이다. 결제·도메인·DNS·계정, 그리고 다섯 갈림길에서의 선택.
빈 서버에서 시작해 HTTPS가 걸린 워드프레스 블로그까지, 터미널 작업의 대부분을 AI가 처리했다. “AI로 어디까지 되나”의 답은, 배포에 관해선 “생각보다 많이, 단 결정은 사람이”였다.